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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49 호 학교로 파고드는 사이비 종교

  • 작성일 20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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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07
신범상

  최근 유령회사를 통해 구인구직을 내세운 신천지의 포교 활동 정황이 포착되었다. 취업 준비생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한 신종 포교 방법이다. 사이비 종교들의 포교 방법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으나,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사이비 종교의 폐해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종교의 겉모습을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가하는 사이비 종교는 수백 년간 이어져온 사회적 문제다. 


사람, 의류, 가구, 테이블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 사이비 종교 단체의 포교 모습. (사진: 데일리굿뉴스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444231)



사이비 종교란 


  사이비는 (似而非)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름 것을 뜻하는 말로, 사이비 종교는 겉으로는 종교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왜곡된 교리로 구성원들에게 비윤리적인 행동을 가하는 집단을 뜻한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는 사이비 종교를 ‘정통 종교의 외피를 쓰고 있으나, 극단적 교리와 교주의 권력 유지를 위해 구성원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종교 유사 집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신천지, 여호와의증인, 하나님의교회, 기쁜소식선교회 IYF 등이 있으며, 쉽게 종교가 아닌 교주를 믿는다면 사이비라고 볼 수 있다. 흔히 혼동되어 사용되는 ‘이단’은 정통이 아니라는 뜻으로, 기존의 교리와 다른 해석을 믿는 집단이다. 신흥 종교나 소수 종교 등이 정통 교리파로부터 이단 종교라는 이름으로 불리곤 한다. 


사이비 종교, 왜 위험한가


  사이비 종교를 믿는 것은 개인의 판단력에 악영향을 끼친다. 사이비 종교 집단은 구성원의 자율성과 사고를 억압하며, 강한 심리적 통제와 세뇌, 그리고 다른 교인들의 감시를 통해 외부 세계와 단절하도록 유도한다. 이들은 외부와의 관계 단절을 강조하며,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를 끊게 하고, 심지어 주변인들까지 사이비 종교에 끌어들이려 한다. 이로 인해 사이비 종교에 빠지면 사회적 관계가 끊기고 고립되기 쉽다.


  경제적 착취도 큰 문제다. 사이비 종교는 교인들에게 금전적 기부를 강요하거나 재산을 헌납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개인의 경제적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일부 사이비 종교 집단 내부에서는 성폭력, 감금, 폭행 등 다양한 범죄가 발생한다. 판단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이러한 범죄가 심각해져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사례로 JMS의 교주 정명석은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들은 교주의 성적 지시를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도록 세뇌되었으며, 교주가 구속된 후인 지금도 조직은 건재하다. 은혜로교회는 2018년 남태평양 피지섬을 '하나님의 약속의 땅'이라 주장하며 약 400명의 신도들을 이주시켰다. 신도들은 여권을 압수 당했으며, 섬에서는 강제 노동이 이루어졌다. 교회 내부에서는 '타작마당'이라는 명목으로 집단 폭행까지 이루어졌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지난 40년간 이단으로 인한 피해 사례만 3만 건이 넘게 접수됐고, 피해액은 1360억 엔(약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거룩한빛광성교회가 지난 2월 19일 교인 9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이단 단체에 빠진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2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프랑스 정부 기구인 <종파적 일탈행위 감시·퇴치위원회(MIVILUDES)>의 2022~2024년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접수된 이단 종교 관련 신고는 1550건에 달하며, 이 중에는 한국 사이비 종교인 신천지 관련 사례도 50여 건 포함되어 있다. 신천지는 사이비 종교라는 비판 속에서도 규모를 계속 확장하고 있으며, 교인임을 숨기고 접근해 전도하는 방식으로 전국에 23만 명 이상의 신도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이비 종교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이 없어, 국가 차원의 제재가 어렵다. 이로 인해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사이비 종교도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사이비 종교로 인한 피해자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거나 구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이비 종교의 대표적인 전도 방식은? 


  이처럼 사이비 종교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는 이러한 사이비 종교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들에게 현혹되지 않는 방법과 사이비 종교의 대표적인 전도 방식을 알아보고 이에 맞는 대처법을 강구해보자.


  먼저 사이비 종교는 처음부터 종교 활동임을 밝히지 않고 자원봉사나 심리상담 등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상대의 경계를 풀고 친밀감을 형성하여 종교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또한 심리적인 약점을 공략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이비 종교를 믿는 행위를 문제의 해결책으로 보이게 함으로서 그들에게 의존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사이비 종교 신도인 지인이 주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대학가는 어떨까? 사이비 종교의 현황과 그 폐해를 고발하기 위해 발행되고 있는 잡지 ‘현대종교’는 2025년 현재 전국 각 대학 캠퍼스의 이단 현황을 조사하여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천지, 여호와의 증인, 국제 청소년 연합 등의 활동이 대표적이었으며, 그들은 과제 모임이나 동아리 등으로 위장하여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또한 ‘에브리타임’등 학생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교 색채를 숨긴 후 회원을 모집하는 사례도 있었다.

  인간의 얼굴, 사람, 의류, 미소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주들 (사진: 넷플릭스 프로그램 ‘나는 신이다’ https://www.netflix.com)


사이비 종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우리는 사이비 종교의 위협에 현혹되지 않기 위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어떠한 주장이든 논리적이고 면밀하게 따져보아야 하며, 그들의 교묘한 심리 조작을 믿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미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국 종교 문제 연구소’나 ‘전국 신천지 피해 연대’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곳곳에서 대학생들을 위협하는 사이비 종교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현혹되지 않게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은탁 기자, 박찬웅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