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메뉴
닫기
검색
 

대학

제 749 호 기자가 직접 써본 하루 일과, 대학생의 현실적인 지출은?

  • 작성일 2025-05-24
  • 좋아요 Like 0
  • 조회수 290
신범상

  “예전에는 붕어빵도 세 개에 천 원일 때가 있었는데…” 지난 겨울, 친구들과 가장 많이 나눈 대화다. 물가 상승은 대학생들의 지갑 사정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에 학우들은 어떻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까. 수도권에 살고 있는 대학생의 하루 지출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의 일과를 세세하게 기록해보았다.


기자의 하루 일과와 지출은?


  이른 아침,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등교를 할 때부터 첫 지출이 시작된다. GTX-A를 타고 등교를 하기 위해 킨텍스역에서 출발한다. 이때 교통비는 K-패스 할인을 받기 때문에 3450원이다. 1교시 수업을 듣기 전, 미래백년관 지하 1층에 있는 블루포트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금액은 2100원이었다.

텍스트, 스크린샷, 번호, 폰트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GTX-A 여객 운임표 (사진: 이윤진 기자)


텍스트, 스크린샷, 실내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 블루포트의 커피 메뉴판 (사진: 이윤진 기자)


  오전 수업이 끝나면 허기가 밀려온다. 학우들과 함께 식품영양학과에서 판매하고 있는 파스타를 먹기로 했다. 명란파스타를 주문했는데 가격은 8900원이었다. 이후, 오전부터 오후까지 하루종일 수업이 있기 때문에 집중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지출을 아끼기 위해 아침에 마신 커피로 위안을 삼는다.

음식, 요리, 접시, 패스트푸드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텍스트, 디스플레이, 스크린샷, 디스플레이 장치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 식품영양학과에서 판매하는 파스타, 학생회관 무인카페 메뉴 (사진: 이윤진 기자)


  오후 수업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학생회관에 있는 무인카페에서 복숭아 아이스티를 샀다. 가격은 2500원이었다. 이제 버스와 GTX-A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교하는 교통비도 아침과 마찬가지로 3450원이다. 


  기자의 수요일 일과를 전체적으로 작성해보았다. 하루 동안의 지출을 계산해보니 20400원. 학식과 카페, 편의점에서 작은 간식까지 크게 사치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하루 지출은 결코 적지 않다. 심지어, 아무리 K-패스로 나중에 환급을 받는다고 해도 학교에서 집을 오가는 교통비도 만만치 않다. 하루 지출을 바탕으로 한 달 지출을 예상해 보면 약 20000원 X 30일 =600000원. 이것도 제일 기본적인 식비, 교통비 등으로만 계산한 하루 지출이기 때문에 범위를 넓게 잡으면 한 달에 60~70만원 정도가 평균적으로 지출된다고 볼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일상적인 소비조차 부담이 되는 요즘, 하루를 이렇게 보내는 대학생이 나뿐일까? 다른 학우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기로 했다.


학우들의 하루 지출과 용돈은?


  캠퍼스 곳곳에서 만난 학우들은 대부분 하루 평균 1만 5천원에서 2만원 가량을 소비한다고 답했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날이나 가족, 친구 생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지출이 2~3배 이상으로 커질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식비와 교통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하루에 가장 지출이 많은 부분이 어디냐는 질문에 한 학우는 “하루에 만 오천 원 이하로 쓰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사는 곳이 경기도 외곽인데 통학을 하고 있어 교통비도 많이 들고, 학교에 하루종일 있는 날은 식비도 밖에서 모두 해결해야 하니까 많이 지출되요.” 라고 답했다. 그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매달 부모님께 60만원 내외의 용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생활한다고 했다. 


  또 다른 학우는 “운동을 시작해서 헬스장 등록 요금도 비싸고 데이트를 하는 비용도 꽤 드는 것 같아요. 그렇게 약속이 있는 날에는 한 끼에 6만원까지도 써본 적이 있어요. 비싼 식당을 찾아간 것도 아닌데 배부르게 먹으려다가 가격 보고 놀랐어요.” 라며, “내가 만족하는 만큼 먹고 놀면서 자취 비용까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부담이 되는 것 같기는 해요. 그래서 약속도 줄이고 정말 해야 하는 것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라고 답했다.


대학생의 부담을 줄일 방법은?


  물가가 오르면서 학생들의 하루 지출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삼각김밥 하나도 1000원 이하였던 가격이 1800원대까지 올라 사 먹는 것도 만만하게 볼 수가 없는 일이 되었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거나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은 월세나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더 크다.


  대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 정부는 청년들의 삶을 돕겠다며 다양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또, 학생들은 이러한 지원 정책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다. 학우들은 “내가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인지도가 낮은 것이 문제인 것 같다”며 “내용도 어렵고 신청하려면 너무 복잡하기도 해서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끝없이 오르는 물가 속에서 오늘도 지갑을 열며 고민하는 대학생들. 우리들의 일상이 조금 더 가벼워질 수 있도록 폭넓은 지원과 실질적인 정책들이 필요하다. 대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윤진 기자